시사상식/역사이야기

송진우 신탁통치 반대운동

dilmun 2020. 2. 1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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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통치 반대 운동은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미국, 영국, 소련 3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결정된 '한국 신탁통치'안 때문에 일어난 국민운동인데요, 한국을 분노에 빠뜨린 이 충격적인 소식에 1945년 12월 31일. 약 30만 명의 대규모 시위대가 서울 시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신탁 통치 반대를 외쳤습니다.

그런데 신탁통치 반대운동에 앞서 1945년 12월 27일 동아일보는 기사에서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미국은 즉시독립 주장"이라고 사실 관계를 정반대로 보도하면서 모스크바 결정의 핵심인 조선 임시정부 구성은 언급하지 않은 채 신탁통치 문제만 부각시켰습니다. 의도적인 오보 이후 국내 정국의 주요 의제는 '찬,반탁'문제로 뒤덮였습니다.

 

 

 

동아일보를 비롯한 국내 신문사들로부터 오보된 초특급 대형 사건으로 해방 이후 친일파 청산, 정부수립 프레임에서 본격적인 좌우대립 프레임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해방 당시 우리 사회의 주요 의제는 새로운 국가를 누가 어떻게 건설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민족이 새로운 새로운 국가를 세우는 데 식민지배에 앞장서거나 협력했던 친일파 세력이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지만, 친일세력은 반탁투쟁에 적극 가담하여 정치적으로 국면을 전환시키려 했던 것입니다.

 

 

동아일보의 오보는 '찬탁'은 즉시 독립을 부정하는 것이니 매국이고 신탁통치를 기획한 소련에 동조하여 '찬탁'을 주장하는 좌익은 매국노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반탁'은 즉시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니 애국이고 즉시 독립을주장하는 미국을 지지하며 '반탁'투쟁에 나선 우익은 애국자라는 논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동아일보의 오보로 촉발된 '찬,반탁' 갈등은 민족해방운동의 맥을 이어온 좌파세력을 매국노로, 친일파를 애국자로 둔갑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당시 반탁 운동은 임시정부 진영이 중심이 되어 격렬하게 펼쳐졌는데요, 김구의 임정 세력은 신탁통치 반대운동을 '제2의 독립운동'으로 간주하고 국민 총동원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처음부터 과열된 반대운동은 신탁통치를 매국으로 간주하여 송진우의 암살을 비롯해 기타 광범위한 우익 테러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1945년 12월 30일 송진우가 백의사 대원 한현우 등에게 암살된 것을 시작으로 김규식, 안재홍, 장택상, 박헌영, 김원봉 등은 수시로 테러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고하 송진우 선생은 독립운동가이며 언론인인데요, 그는 1916년 귀국하여 김성수와 함께 중앙학교를 인수하였습니다. 중앙고등보통학교의 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민족 의식을 불어넣었으며, 동아일보가 주식회사로 개편되자 사장에 취임하여 이후 30여 년 간 사장, 고문, 주필 등을 역임하면서 동아일보를 민족의 대변자로 이끌었습니다.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물산장려운동, 민립대학설립운동, 브나로드 운동을 이끌었습니다. 동아일보의 창업자는 김성수이지만 동아일보의 사상적 바탕을 이루는 사람은 바로 송진우라고 합니다.

 

 

 

그는 1919년 전민족적인 3,1 만세 운동 당시 민족대표 48인의 한사람으로 3,1운동을 주도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기도 하였습니다.

송진우 피살 사건은 1945년 12월 30일 새벽 6시 한국민주당 당수 송진우가 서울 원서동 자택에서 한현우 등 자객들의 피습을 받고 사망한 사건으로 당시 송진우는 김구가 이끄는 임시정부와 견해 차이가 나타나며 마찰을 빚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송진우가 신탁통치를 지지한다고 생각한 한현우와 유근배 두 사람에 의해 피격 암살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하지는 송진우 암살의 배후로 김구를 지목하였습니다. 또 장택상도 송진우의 암살범으로 지목하였고, 조병옥도 김구를 송진우의 암살 배우로 지목했습니다.

훗날 국립경찰의 책임자였던 조병옥은 미국인들과의 술자리를 함께 하면서 술에 취해 말하기를, 송진우가 우파 내에서의 중도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꺼려한 김구가 암살자를 고용하여 그를 죽였다는 사실을 자기는 알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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